주택임대차보호법 계약갱신청구권에 관한 판단
임대차3법 개정 이후 개별구체적 상황의 계약갱신청구권 효력판단에 관하여 당분간 계속적 논란이 예상된다. 처해진 입장에 따라 임차인은 갱신청구권이 유효하게 인정가능한지, 반대로 임대인은 개정법률의 범위 내에서 갱신청구권 거절이 가능한지 이해관계에 따른 각종 주장과 방안, 아이디어가 대두되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에 관한 사안별 판단을 정리해보았다.
원칙: 계약갱신청구권의 유효성 판단은 임차인의 갱신청구권 행사가 도달한 시점의 현황이 핵심이다.
임대인이 목적물의 소유권을 제3자에게 이전하고 등기까지 마친 경우
이 경우 임차인의 갱신청구권 행사 이전, 위 제3자는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 따라서 목적물을 이전받은 제3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8호의 갱신거절권, 즉 실거주를 사유로 한 갱신거절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미 임대인의 지위는 신소유권자인 제3자에게 이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위 사례가 현실화되는 경우는 드물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임차인은 갱신청구권 행사가 가능한 만료 6개월 전 바로 갱신청구권행사의 의사표시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잔여기간이 6개월이나 남은 시점에 소유권등기까지 제3자에게 이전하는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추가] 만약 계약만료 6개월 전 친인척에게 증여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고 위 친인척이 임차인에게 실거주의 의사표시를 한 후 증여를 해제하는 경우는 어떨까
그럴 듯 해 보이지만 위험성이 높다. 우선 증여합의가 진실한 의사가 아닌 갱신청구권 회피 목적의 통정허위 의사표시로 해석될 수 있다. 이 경우 증여 자체가 무효이다. 또한 증여 해제에 따른 과세를 피하기 위해서는 3개월 이전에 해제하여야 하는데, 이 경우 목적물의 소유권이 다시 원 임대인에게 회복되기 때문이다. 만약 위 3개월간 임차인이 타 주거지를 마련하지 않고 여전히 갱신청구권의 유효를 주장한다면 결국 갱신청구권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임대인이 목적물을 제3자에게 이전하는 취지의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등기이전은 완료되지 않은 경우
최근 언론보도를 통하여 논란이 되었고 법리적으로도 다툼이 있으므로 최종적으로는 향후 법원판례가 있어야 확정적으로 종결될 수 있는 논의이다. 단 현 시점에서 임차인의 갱신청구권이 인정된다는 견해가 정부의 입장이며, 법조계에서도 다소 우위인 것으로 보인다. 임차인이 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시점에 임대인의 거절사유가 없는 한, 이미 임대차계약은 갱신권이 행사된 계약이 되기 때문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제3자는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므로, 이미 갱신된 계약의 임대인으로서의 지위를 승계하는 것이다. 반대로 법문상 갱신거절사유의 요건은 임대인의 ‘실거주’이기만 하면 되므로, 소유권이전등기시점과 무관하게 소유권을 이전받은 제3자의 거절이 가능하다는 견해도 있다. 임차인의 갱신청구는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하여 효력이 발생되는 점, 이를 목적물을 이전받은 제3자가 인지하기 어려운 점도 고려된 해석이다. 하지만 법문해석의 일관성 측면에서 앞서 언급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 임대인’지위’승계 규정과의 관계상 임차인의 갱신청구권행사가 인정됨이 타당하다고 본다.
임차인이 갱신청구권을 행사하였으나, 임대인이 응답하지 않고 있다가 2개월 전 (2020. 12. 10. 이전 체결건은 1개월 전)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하는 경우
임대인의 거절권 의사표시 기한이 법률에 정해져 있지 않음을 근거로 한 아이디어이다. 임차인은 갱신청구권을 계약만료 6개월 전 통지함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이 4~5개월간 응답을 미루다가 갱신거절 통지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와서야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할 경우 이는 민법 일반원칙상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부인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단 갱신청구권 의사표시 도달과 임대인의 거절 의사표시 도달 시점의 간극이 길지 않다면 갱신거절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위 간극의 합리적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법문에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향후 입법이 필요한 부분이다.
선월세 (계약 당시 특정 금액을 선월세로 임대인에게 지급하고, 임차인이 갱신청구권을 사용하지 않으면 위 선월세금을 반환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반환하지 아니하는 방식)
위 금원은 사실상 갱신청구권불행사를 조건으로 한 보증금의 성질을 가지며, 그 자체로 무효가 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단 금액이 과도하게 높아 선월세 자체 또는 선월세와 보증금을 합친 금액이 전세시가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강행규정인 임차인의 갱신청구권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며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취지를 형해화 하므로 무효라고 판단될 수도 있다.